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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09월01일 10시00분 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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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모든 마켓의 중심에 고객을 놓다 (下)
일본기업연구소-일본기업에게 성공의 전략을 배운다.

성공전략 3 = 소비자들에게 먹히는 상품에 주력하라

 

캐논이 모든 것을 ‘마켓 중심주의’로 사고하고 행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1990년대의 사업침체기에서 또 한 번 여실히 드러났다. 그간 사무기기의 신상품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순익 확대를 이뤄왔지만 한편 지나친 사업 다각화는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채산성마저 위기로 몰아넣었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는 다양하다. 채산성에 초점을 맞춘다면 원가 절감이나 인력 조정을 할 수도 있고 기술에 초점을 맞춘다면 보다 과감한 R&D를 통해 선진 기술을 보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캐논은 일단 ‘소비자’에 주목했다. 소비자가 선택하지 않는 상품,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않는 상품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시장철수’를 선택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정리된 사업이 컴퓨터, 액정 디스플레이 사업 등이었다. 기존의 12개 계열사가 프린터, 복사기, 카메라, 광학 기기 등 4개의 핵심적인 분야로 재편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진통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수익위주’라는 절체 절명의 과제 앞에서는 거칠 것이 없었다. 결국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모든 것은 수익 위주의 경영’이라는 새로운 전략이 세워졌고 이는 또다시 ‘소비자에게 먹히는 상품에 주력하자’는 마켓 중심주의를 더욱 강화했던 것이다.

 

성공전략 4 = 소모품 판매를 확장해 수익을 지속화하라

 

캐논은 사업을 새롭게 정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소모품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이었던 것이다. 캐논이 복사기에 초점을 맞춘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복사기를 판매하는 것도 판매하는 것이지만, 그에 따라가는 소모품 수익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번 쓰면 계속 써야 하는 것, 그래서 기업에게 지속적인 수입을 가져다 줄 밖에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소모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캐논은 아예 1969년에는 회사 이름에서 ‘카메라’를 빼버리기까지 했다. 이는 캐논의 유연한 사고를 엿볼 수 있게 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른바 흔히 말해지는 ‘장인정신’, ‘한우물 정신’이라는 것도 사실은 소비자들이 만들어 놓은 시장과 ‘싸우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좋은 상품을 만들어 놨는데 왜 선택하지 않느냐’고 항의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결국 장인정신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장에 ‘순응하는’ 일이며 그와 동시에 자신의 수익을 집요하게 추구해나가는 정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전략 5 = 실패한 기술도 살려내라

 

캐논이 개발한 싱크로리더(synchroreader)라는 기기는 참으로 가혹한 운명이었다. 1960년에 개발된 이 기기는 자기(磁氣)를 이용한 음성 재생 장치로서 소리를 들으며 인쇄물을 보는 획기적인 방식의 제품이었다. 많은 연구 인력이 달려들어 2년 만에 완성된 제품이었지만 시장에서 제대로 ‘기지개’ 한번 펴보지 못하고 철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통의 기업들 같으면 참패의 쓴 잔을 마신 후 그 기술을 되돌아보고 싶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캐논의 접근 방식을 달랐다. 당시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전혀 다른 곳에서 꽃을 피울 수 있었다. 바로 싱크로리더의 실패에서 독자적인 복사기 개발 기술이 완성되었던 것이다.

 

당시 복사기 기술은 미국의 제록스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캐논은 늘 고전을 겪고 있었다. 이렇게 실패한 기술이 또 다른 제품에 투영되어 새롭게 런칭되고 그것이 성공을 거둔 것은 이때만이 아니었다. 2000년대 초반에 개발했던 액정 디스플레이 역시 화려한 부활을 한 경우다. 당시 SED(면전계디스플레이)라는 신기술을 개발했지만 결국 상용화에는 실패를 하고 말았다.

 

하지만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관여했던 개발자들은 기존 기술의 장점은 취하고 단점을 없애는 방식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고 이러한 노력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져 SED 평판 TV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캐논의 이러한 ‘죽은 기술 살리기’는 마케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마케팅을 출현시킬 수 있는 기술 분야의 성과라는 점에서 캐논의 성공에 직간적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직원 독려는 이렇게 하라

 

캐논은 직원 독려에 있어서도 이른바 ‘양동작전’을 사용했다. ‘종신고용’을 이뤄냈지만 ‘연공서열’을 패지하고 철저한 경쟁에 의한 승진 제도를 마련했다. 사실 미타라이 후지오 사장은 23년 동안 미국에서 근무한 사람이기도 했다. 이는 철저하게 미국식 업무 태도와 경영철학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는 일본의 대표적인 회사 제도인 ‘종신고용’에 대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인물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종신고용을 하면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회사의 경영방침이나 기업 풍토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스스로 브랜드를 지키려 하고 단결해 위기에 맞서려는 애사정신도 강해진다. 기업 간 경쟁은 단체전이기 때문에 이 무형의 재산은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풍토에 맞고 글로벌 시장을 뚫고 나가는 데 필요한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_ 신동아, 2004 3

 

결국 그는 종신고용을 하지 않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손해’라고까지 생각했던 셈이다. 하지만 연공서열에 대해서만큼은 철저하게 부정했다. 캐논에서 승진을 하려면 2회 이상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관리직이 될 수 있다. 남녀노소 전 직원 100%가 이 시험을 봐야 한다. 성과급 역시 철저하게 실적에 따라 지급되니 같은 나이의 입사 동기라고 하더라도 월급과 직책은 천차만별이다.

 

종신고용은 하지만 그 안에서의 성공은 스스로의 몫일 수밖에 없다는 이 ‘양동작전’은 캐논의 직원들을 일본 최강의 사원으로 키워냈다. 동경대를 비롯한 일본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있던 니콘의 실패 원인 중 하나가 결국에는 ‘관료주의’였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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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훈편집장 (freehook@innipp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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